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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의 소식지
삶의 작은 공간으로부터 희망을 함께 나누는 큰 길에서 만나는 길목
| 길목 | 2016.08.09 | 1317호 |
사랑이라고 얘기하기엔 아픈 시절
묵상과 성찰
어느 돌연변이들의 쓸쓸한 사랑 이야기
- 송경동
수출의 다리 고가 너머
근로자 아파트 건물 끝이
마른 탱자울 마냥 눈에 박히면
그 뻐드렁니 생각에 마음 흔들린다
어떤 영혼이 겹쳐 있었길래
그는, 눈이 미처 웃기도 전에
그 뻐드렁니가 먼저 웃었을까
그는 내게 단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의 뻐드렁니와 수없는 밀어를 나누었고
사랑이라고 얘기하기엔 아픈 시절이었어
누구나 다 자신을 뛰어 넘는 눈부심으로 하여
하루만 지나도 낡아 보이던 거리
너에게로 다가가는 한 길이라 여기며
유인물 끼고 내달리던 새벽 언덕
그 서리진 언덕에
오늘도 타워크레인은 높이 서
새로운 집 짓고 있는데
나는 어떤 집을 지었는가
너는 어떤 집을 지었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어느 돌연변이들의 쓸쓸한 사랑이야기
하늘뜻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시련을 이겨 낸 사람은 생명의 월계관을 받을 것입니다. 그 월계관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유혹을 당할 때에 아무도 "하느님께서 나를 유혹하신다" 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악의 유혹을 받으실 분도 아니시지만 악을 행하도록 사람을 유혹하실 분도 아니십니다. 사실은 사람이 자기 욕심에 끌려서 유혹을 당하고 함정에 빠지게되는 것입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가져 옵니다. (야고보서 1:12-15)
참여
나눔과 소통
거울 -김규항
……우리는 왜 토론하는가. 한가지 옳음만 존재하는 사회가 가장 끔찍한 사회라는 걸 체험과 역사를 통해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상이 전적으로 옳은 사람들과 전적으로 그른 사람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옳음과 옳음의 조각들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 조각들을 모으고 합쳐서 좀 더 나은 사회와 삶을 얻기 위해 우리는 성가심과 고단함을 무릅쓰고 토론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걸 민주주의라 부른다.
토론의 예의는 화를 내지 않고 평온함을 잃지 않는 것 따위에 있지 않다. 토론 예의는 토론의 기본을 지키는 데 있다. 토론의 기본은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내 의견에 모자람과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토론의 기본만 지킨다면 토론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이나 충돌은 서로 인간임을 확인하는 일일 수 있다.
지금 우리의 토론엔 예의가 있는가. 우리의 토론은 오히려 무례를 기본으로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일은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일로, 내 의견에 모자람과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일은 나와 의견이 같은 사람을 찾아다니며 패거리를 짓는 일로 대체된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토론 예의가 얼마나 더 망가질 수 있는지 경연하는 공간이다.
이런 상황이 모든 걸 더 나쁘게 만들 거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모두에게 나쁜 건 아니다. 이런 상황이 매우 유익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헬조선’에서 살게 된 덕에 지상 천국을 확보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오래전 우리를 서로 빨갱이가 아닐까 의심하고 신고하게 만들어 유익했다. 우리가 그런 무지를 벗어난 다음엔 우리로 하여금 피 터지게 경쟁하게 만들어 유익했다. 그리고 우리가 경쟁의 결과가 헬조선일 뿐임을 깨닫고, 토론의 칼날이 드디어 저희를 향할 가능성이 보이자 짐짓 긴장했다. 그러나 그들은 어느새 희색이 만면하다. 우리가 서로 벌레라 부르며 혐오의 수렁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혐오가 지배전략의 최정점임을 잘 안다.

이소룡 영화 <용쟁호투>엔 수천개의 거울로 만들어진 방 장면이 있다. 그 방에서 전투가 힘겨운 이유는 적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나의 상들 속에 숨어 있다. 적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는 나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소룡은 나의 상을 한개씩 깨트려간다. 나를 발견해감으로써 적을 발견해간다. 우리는 지금 그런 방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왜 이미 내 삶에 화가 나 있는지, 내 삶을 그렇게 만든 건 과연 누구인지 비추어볼 때다.
근복적인 것 우회하기 -문규민
얼핏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싶건 '근본적인' 문제들과 씨름해야 탁월한 지성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정반대다.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에 말리지 않으면서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관철해내는 것이야말로 정말로 탁월한 지성이다. 이는 자기주장을 성공시킴과 동시에, '근본적인' 문제에 걸리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소위 '근본적인' 것으로 여겨져왔던 문제들이 기실 그리 '근본적'이지 않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근본적인 걸 '공략하지 않고 낙후시키는' 한 가지 방식.
혼잡 -난돌
평화란 때로는 혼잡스럽고 자연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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