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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평화기행을 다녀오고

 

홍푸름

 

0. 인사말

 

안녕하세요. 저는 홍성조, 권명옥 집사의 아들 홍푸름입니다. 군대에서 전역한지 얼마 안된 시기에 부모님과 친구들이 교회에서 평화기행으로 베트남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 기행에 참여하게 되었고 모두를 대표하여 하늘뜻펴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1. 기행의 목적

 

이번에 다녀온 베트남 평화기행은 여행이라는 아주 친숙하지만 나를 낯설게 만드는 방식을 통해서 다녀왔습니다. 베트남에 존재하는 전쟁의 상흔과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안의 부끄러운 역사와 만나고, 평화와 통일의 길을 함께 그려보는 것을 목표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2. 기행 일정

 

(1) 토요일 밤에 도착한 우리는 다음날 아침 현지교회방문으로 평화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베트남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현지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계시는 최병관 선교사님과 만나 베트남의 문화, 정치, 사회적 분위기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베트남에서 공산주의 체제 아래서 교회가 겪는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독교는 베트남을 침략했던 미국의 종교라는 인식 때문에 교회는 늘 감시와 억압, 그리고 소외된 상태였습니다.

 

(2) 전쟁박물관 (호치민시)

 

박물관 이름을 직역하면 ‘전쟁증거박물관’으로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의 죄악과 만행의 증거, 그리고 흔적을 기록하고 있는 곳입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저지른 민간인학살, 고엽제피해 등 전쟁의 참상이 사진과 유물들로 적나라하게 전시되어 있으며 미군의 편에 가담해 그 전쟁에 참가했던 한국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미국군에서 뿌린 고엽제로 인해 기아로 태어난 2세들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교인들이 전쟁의 아픔을 지대로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우리 새청인 모두가 감정을 누르기가 어려웠다.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전쟁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3) 구찌땅굴 체험 (호치민시)

 

구찌땅꿀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지하 터널이었습니다. 깊이는 3~8m 정도가 되며 전체길이는 무려 250km에 이릅니다. 베트남 터널 내부에는 회의실 무기저장실 식당 침실 주방 수술실까지 있었습니다. 그들의 지혜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고 그 처절함이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연합군을 잡기위한 무시무시한 여러 가지 덫들이 있었는데, 가이드는 이 덫이 얼마나 강한지 자랑하듯이 설명을 했지만 사람들이 그 덫에 죽어갔던 것을 상상하니 마냥 신기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4) 남부 여성박물관

 

1990년 호치민시에 건립된 여성박물관은 프랑스와 미국에 맞서 남성과 함께 총을 들고 싸웠던 베트남 남부 지역의 여성들이 전쟁 이후 역사 속에 남성만 기록되고 여성은 사라지는 기억의 차별에 대항하여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모금을 하여 건립된 곳이었습니다.

 

 

3. 평화기행을 다녀오며

 

전쟁박물관에는 참전했던 다른 나라 군대의 배치도가 걸려있었는데 한국 맹호부대, 백마부대의 마크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군복무했던 청룡부대의 마크도 있었습니다. 군복무시절 해병대에서 우리는 베트남전의 영웅이였다는 교육만을 받으며 해병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저로서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그렇게 자랑스럽고 멋져보였던 해병대 마크가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행을 통해서 단순하게 ‘한국군은 정말 나빴다. 우리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자.’만을 느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고 참혹한 학살을 한 것은 사실이고 비판받아 마땅한 부끄러운 우리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우리 한국군을 극악무도한 군인들이라고 단정 짓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그리고 자신들의 아들 딸 가족들을 위해 조국을 떠나 베트남이라는 타지에 사람을 죽이러갔던 우리군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 더운 베트남에서 온갖 벌레를 이겨내고 자신과 같은 사람을 쏘았댔던 그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너무나도 잔인한 인간 덫에 걸린 동료, 미군의 무자비한 고엽제살포에 고통 받는 동료를 옆에서 바라보는 그들의 심정은 도대체 어땠을까?

 

우리 군이 비이성적이고 미친 학살을 하기까지 겪었던 전쟁의 폭력성 참혹성에 대해서는 과연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감히 그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이 전쟁의 피해자는 누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참하게 학살당한 베트남인들, 타지에서 외로운 죽음을 맞이했던 한국군들, 전쟁이란 재앙 앞에선 모두가 피해자고 생각합니다.

 

이번 평화기행을 통해 우리가 우리의 삶속에서 어떤 평화를 실천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평화기행중 도임방주 간사님의 꾸지람을 듣고 정신을 바짝 차린 일이 생각났습니다.

 

어딜가나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떵떵거리며 웃고, 조금이라도 가격을 깎으려 흥정을 하고 떠들었고 그런 우리의 무례한 태도는 호텔의 작은 로비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도임방주님 간사님이 호텔로비직원들이 우리 한국인들의 무례한 태도를 보고, 수군거린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 이야기 하셨습니다.

 

우리는 여행객으로서, 그곳의 값싼 물가, 우리가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우월감과 외모적으로 봤을 때도 하얗고 키가 더 큰 우리의 모습에 우리는 어느새 베트남인들을 아랫사람이라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적해 주셨습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고 우리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평화기행을 떠난 우리가 오히려 그들에게 어쩌면 강대국이 약소국에게 했던 폭력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항상 평화, 평화를 외치며 정작 우리의 사소한 삶에서 약자에게 폭력적이고 평화적이지 못한 행동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평화란 것이 아주 작은 태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단순히 전쟁이나 사회적 폭력의 문제만이 아니라 일상의 평화에도 집중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따뜻한 시선으로 배려한다던지, 우리보다 낮은 이들에게도 따뜻한 나눔의 정을 배푸는 일들 말입니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서 테러를 방지한다는 이름으로 국민의 인권을 짖밟는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다던지, 평화의 섬 제주에 전쟁의 위한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이 합당한지와 같이 일상속의 평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이었던 평화기행을 다녀올 수 있게 도와주신 교우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평화기행을 통해 향린의 젊은이들이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기회와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기회가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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